저궤도 위성통신 확산, 통신 인프라 재편과 한국의 전략적 대응 과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 26-02-22 12:50본문
저궤도 위성통신 확산, 통신 인프라 재편과 한국의 전략적 대응 과제

저궤도(LEO·Low Earth Orbit) 위성통신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동통신 산업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Starlink)’를 필두로 아마존 ‘프로젝트 카이퍼’, 영국 원웹(OneWeb) 등 글로벌 기업들이 수천 기 규모의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하며 지상 이동통신망을 보완·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통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서비스 확장을 넘어 위성과 지상망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네트워크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국가 통신 주권과 산업 경쟁력에 직결되는 전략적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이러한 글로벌 통신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2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스타링크 시대의 이동통신: 위성-지상망 공존 시대를 향한 한국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제248회 한림원탁토론회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저궤도 위성통신이 촉발하는 산업·기술·제도적 변화 속에서 한국이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는지 산학연 전문가들의 시각을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최근 저궤도 위성통신은 기존 정지궤도(GEO) 위성과 달리 지구 상공 약 300~1,200km 구간에 다수의 위성을 배치해 지연시간(latency)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광대역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정지궤도 위성통신의 지연시간이 수백 밀리초(ms)에 달했던 것과 달리, 저궤도 위성은 수십 밀리초 수준까지 단축이 가능해 지상 4G·5G 통신망과 유사한 품질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도서·산간·해양·항공 등 기존 이동통신망이 닿기 어려운 지역뿐 아니라 재난 상황, 군사·안보 영역, 자율주행·스마트시티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 김승조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명예교수는 ‘스타링크 체계의 현황과 그 이후’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다. 김 교수는 우주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우주경제(space economy)의 확장 가능성을 조망하고, 대규모 위성 군집(constellation) 기반 통신체계가 향후 글로벌 산업 지형을 어떻게 재편할지 분석할 예정이다.
특히 위성 제작 단가 하락, 재사용 로켓 기술의 고도화, 위성 간 레이저 링크 기술 발전 등이 통신 인프라의 구조적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을 짚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문규 서울시립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위성-지상망 공존 체계 구축을 위해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와 제도적 보완 과제를 제시한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주파수 간섭 문제, 궤도 혼잡 및 우주 쓰레기(debris) 관리, 지상망과의 핸드오버(연결 전환) 기술, 네트워크 보안 및 데이터 주권 문제 등 복합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교수는 이러한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 표준 기반 시스템 설계와 함께, 국내 법·제도의 정비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사업자의 국내 서비스 진출이 확대될 경우, 망 이용 대가, 데이터 관리 체계, 보안 인증 기준 등과 관련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최지환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주요국의 위성통신 활용 사례를 분석하고, 6G 기술 선도국을 지향하는 한국의 전략적 선택지를 제안한다. 미국은 민간 기업 중심의 대규모 위성군 구축을 통해 글로벌 시장 선점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IRIS²’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적인 위성통신 체계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역시 국가 주도로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 교수는 이러한 국제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이 단순한 서비스 이용국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핵심 기술과 시스템을 확보한 주도국으로 도약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할 예정이다.
또한 6G 시대에는 지상·위성·공중 플랫폼(HAPS)이 통합된 3차원 네트워크 구조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관련 원천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토론에는 심병효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이문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위성통신연구본부장, 이종식 KT 미래네트워크연구소장 등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저궤도 위성의 기술적 한계 극복 방안, 국제 표준화 전략, 산업 생태계 조성, 국내 통신사업자의 대응 전략 등을 다각도로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위성 단말기 기술, 위성-지상 통합 코어망 설계, 국산 부품·장비 생태계 구축, 글로벌 협력 전략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진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은 “저궤도 위성통신의 확산은 단순한 신규 서비스 도입을 넘어 통신 인프라의 구조적 재편을 의미한다”며 “한국이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통신 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기업 주도의 위성통신 서비스가 확대될 경우, 국가 차원의 데이터 관리, 안보, 산업 경쟁력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저궤도 위성통신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세 가지 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첫째, 위성-지상망 통합 기술 및 6G 핵심 원천기술 확보, 둘째, 국제 표준화 주도권 확보와 글로벌 협력 강화, 셋째, 데이터 주권과 통신 안보를 고려한 제도 정비다. 특히 위성통신은 국경을 초월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성상, 국제 협력과 동시에 자국 인프라 보호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향후 수년 내 이동통신 산업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위성과 지상망이 결합된 새로운 네트워크 체계 속에서 한국이 기술 종속을 피하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제적 연구개발 투자와 정책적 준비가 요구된다. 이번 한림원탁토론회는 그러한 전략 수립의 출발점으로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 이전글스페이스X IPO 추진, 기업가치 1조7500억달러 도전 의미와 파장 분석 26.03.01
- 다음글네이버, 검색 넘어 ‘AI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쇼핑 중심 생태계 재편 가속 26.02.15



